노조 "비정규직 임금 인상, 회사측 의지에 달려"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홈에버가 매출액의 0.5%를 임금으로 추가부담할 경우 홈에버 내 비정규직 3천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막대한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는 홈에버의 주장 역시 과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홈에버의 6월 매출 자료에 따르면 이랜드일반노조가 부분파업과 집회, 점거농성을 병행한 6월 한 달 동안 홈에버는 전국 33개 매장에서 총 2천35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홈에버가 지난 5월에 처음으로 매출액 2천억원을 돌파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노조의 파업으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회사측의 주장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6월 전체 매출액 중 급료와 임금은 약 90억여원이었다. 전체 매출액과 비교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4%에 불과하다. 인건비 부담이 경영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회사측의 주장 역시 엄살에 불과한 셈이다.
  홈에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 평균 급여(상여금 포함) 차액은 약 35만원 정도. 비정규직 직원 3천여명 전원의 급여를 정규직 수준으로 인상하더라도 홈에버는 매달 10억여원(연간 120억여원)의 비용만을 추가 부담하면 된다. 10억원은 6월 매출 총액의 약 0.5%에 해당하는 액수다. 매출액의 0.5%만 부담하면 전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홍윤경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은 "회사가 노조를 비난하는 내용의 일간지 광고비용을 줄이고,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사설경비용역을 동원하는데 사용한 돈만 줄여도 80만원 받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홈에버가 추가비용을 부담해가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홈에버가 노사교섭 과정에서 완강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홈에버는 이달 1일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 노동자 521명을 직무급제 정규직으로 전환해 채용했다. 회사측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중 희망자의 경우 직무급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회사의 원칙"이라고 강조하며 "기업의 경영여건상 신세계 이마트식의 완전 정규직화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고용은 보장하되, 차별시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직무급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일 때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된다. 노조에 따르면 직무급제 정규직 노동자들은 퇴직금을 포함해 1천100만원 수준의 연봉계약을 맺었다. 홈에버 비정규 노동자 중 가장 낮은 직급인 '파트타이머1' 직원의 연간 급여 1천35만원보다 겨우 65만원이 많을 뿐이다.


2007년07월27일 ⓒ민중의소리

노조 "비정규직 임금 인상, 회사측 의지에 달려"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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