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와 자본가들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 비정규악법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법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차별과 고용불안을 없애는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 법이 온갖 재앙을 낳을 ‘판도라의 상자’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괴담’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법 시행도 되기 전에 집단해고와 외주용역화가 시작되고 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공동이사장으로 있는 노사발전재단조차 비정규노동자들 17명을 6월30일자로 해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이다.
‘선량한’ 자본가라 하더라도 비정규법을 비정규직 짤라내는 법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형유통업체인 뉴코아 또한 비정규직(킴스클럽 계산원) 전원 해고 및 용역 전환방침을 발표하였다.
뉴코아 각 점포에서 점장이 직접 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고, 이른바 “0개월 계약서”로 잘 알려진 노예문서 작성을 협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백지위임 계약서’까지 등장했다.
비정규법 시행에 앞서 공공부문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해볼 목적으로 추진되는 ‘공공부문비정규직종합대책’과 관련하여 정부가 만든 “무기계약 및 기간제 근로자 등 인사관리 표준안”이라는 문서를 보면, 정부가 이 법을 통해 어떠한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무기계약’이 정규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표준안”이 제시하고 있는 ‘표준근로계약서’에는 아예 ‘해고사유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근무실적 평가 결과 계속해서 2회 이상 최하위 평정점을 받은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근로계약기간중이라도 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즉, ‘무기계약’은 정규직이 아닐 뿐 아니라 매년 근무실적을 평가하여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임이 분명해진 것이다.

비정규악법의 최종 공격대상은 정규직! 그러나 흔들리는 원칙

공공부문 대책을 보면 비정규악법 문제를 단순히 비정규직 문제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무기계약’과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서 근무실적을 평가하겠다는 것이지만, 이 제도를 비정규직부터 광범위하게 시행한 후 종국에는 정규직에게까지 확대하려 할 것임은 분명하다.
최근 ‘공무원 3% 퇴출제도’나 철도공사가 시행하려는 ‘ERP 제도’, 교사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려는 ‘교원평가제도’와 연관시켜보면, 공공부문 대책 또는 비정규악법이 최종적으로 공격하려는 대상이 정규직임을 알 수 있다.
민간부문인 뉴코아 사례 역시 비정규직만을 용역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전혀 생소한 업무로의 전환배치 하겠다는 것이어서, 비정규법이 정규직도 공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규직-비정규직이 혼재하여 작업하던 현장이기에 차별시정과 정규직화를 회피할 의도로 추진되는 용역외주화는 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반드시 포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현대자동차를 비롯하여 다수의 대자본들이 ‘배치전환의 자유’를 노조로부터 빼앗으려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정부의 비정규악법은, 치사하게도 조직력과 투쟁력이 취약한 압도적 다수의 미조직·비정규직 고용을 먼저 공격하고 악화시킴으로써 정규직 노동자들을 포위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건과 처지가 하락하여 ‘고용안정’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무너진 틈을 타, 악화된 사회여론을 동원하여 정규직 노동자들까지 제압하려는 목적으로 설계된 것임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 아니겠는가!

현재 존재하는 정규직 고용을 매우 ‘특별한’ 고용형태로 몰아붙이고 포위하여 공격하려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기간제법·파견법 시행령에서는 비정규악법의 공격목표가 정규직임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기간제 예외업종에 “연봉 6천만원 이상자”라든지 “박사학위 소지자, 기술사 등급의 국가자격증 소지자”가 포함되었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정규직이다.
임금피크제를 곁들여 공격이 들어오면 정규직 노동자들 다수가 기간제로 전락하던지 임금이 삭감되고 말 것이다.
비정규노동자들 뿐만아니라 비정규법 폐기를 걸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전선의 최선두에 서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악법 폐기와 비정규 노동기본권 쟁취에 앞장서야 할 민주노총은 투쟁기조에서부터 혼란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법과 관련한 입장을 “비정규악법 전면재개정”으로 공식화하였는데 어느 누가 보아도 “비정규악법 폐기”라는 슬로건에 비해 분명하지 않은 구호이다.
물론 선명한 슬로건이 훌륭한 투쟁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바른 슬로건 없이 훌륭한 투쟁이 건설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분명하지 않은가!
최근 비정규법 시행령 논의에 개입한다는 명분으로 공식 의결단위도 거치지 않고 노동부가 소집한 노사정 정책협의회에 들어가서 경총, 노동부와 시행령 관련 교섭을 벌인 민주노총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노사정 교섭의 결과 시행령은 4월에 나온 초안에 비해 더욱 개악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이 민주노총의 현주소이다.
투쟁기조의 혼란이 전술 운용의 혼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노사정 협의에서 그토록 뒤통수를 맞아놓고도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가?
민주노총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대통령후보 경선자들은 지난 5월8일 "한미 FTA 반대와 비정규법 시행령 반대, 그리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공동협약서를 발표했다.
모법인 비정규법 자체가 문제인데 ‘시행령 반대’로 구호가 은근슬쩍 바뀐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함께 나온 희망의 불씨, 대중의 역동성을 조직하자!

그러나 집단해고, 외주용역화라는 비정규악법의 파국적 효과 앞에 비정규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하여 투쟁으로 나서고 있다는 희망이 있다.
역설적인 얘기이지만, 비정규악법은 수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
비정규법이 ‘악법’이라는 사실은 여기서도 다시 한 번 입증된다.
비정규법안이 촉진하게 될 외주·용역화는 결국 기존 임금 120만원 중 용역회사에 20만원을 헌납하는 방식으로 임금삭감이 벌어지게 될 것이고, 당연히 현장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기 마련이며 조직화의 계기가 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돌리는 방식의 임금삭감이 중소영세사업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억울함과 분노가 솟구쳐오를 때마다 노조 결성이 시도될 것이다.
또한 노동법과 비정규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특수고용화 전략 역시 외주·용역화와 함께 자주 쓰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모든 비용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이 동반되기에 이 역시 조직화의 계기로 올라올 것이다.

이미 공공서비스부문(노사발전재단, 노동청비정규직, 도시철도비정규직, 학교비정규직)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이랜드, 홈에버, 뉴코아)에서, 특수고용 영역(식음료유통, 퀵서비스, 대리운전)에서, 이제 더 이상 법으로는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없음을 자각한 비정규노동자들이, 마지막 희망으로 노동조합을 새롭게 건설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각 영역과 단위에서 6월 총파업투쟁을 속속 결의하고 있다.
건설부문의 타워크레인기사, 경기서부건설노동자들이, 공공부문의 평생교육노조와 노사발전재단이, 유통부문의 뉴코아-이랜드 공투본이 파업을 결의했으며, 화물연대/덤프연대/학습지 노동자들이 이미 특수고용 노동3권 입법쟁취를 위한 6월 경고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물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비정규직 투쟁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하나로 묶어지지 않고 있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상황이 복잡할수록, 오히려 “모순의 한복판에 존재하는 중심”, 즉 폭발의 뇌관이 존재하는 법이다.
전국의 투쟁상황을 종합해본 동지들이라면, 현 정세에서 가장 핵심적인 투쟁으로 타오를 뉴코아-이랜드 공투본의 총파업 투쟁이 바로 그 뇌관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 영역이 현재 가장 높은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는 부문이기 때문이다.
유통부문 투쟁이 보여주는 ‘역동성’의 핵심은, 평소 같으면 2~3명 조직될 사안도 유통서비스 부문에서 터지면 20~30명이 새롭게 조직되는 사안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직 노동자 1명을 해고하면 현장이 얼어붙었던 과거와 달리, 오히려 관심을 보이고 조직화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홈에버(옛 까르푸) 월드컵점에서는 민주노동당 지역당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계속 조직확대중(현재 90여명)이며 매일 조합원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뉴코아 용역전환 방침 발표와 함께 현장은 뜨겁게 올라오고 있고, 정규직으로만 구성된 뉴코아노조에 최근 1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해 투쟁하고 있다.
이러한 역동성은 물론 노동조합(뉴코아, 이랜드일반노조)들의 꾸준한 노력의 결실 덕이며, 7월1일부터 시행될 비정규악법 때문이자, 박성수 회장의 반노조적 본성 때문이다.
이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가장 역동적인 투쟁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6월 중순이 되면 유통서비스 부문의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총파업이라는 ‘열린 공간’이 현재의 역동성을 더욱 높여주게 될 것이다.
자본가들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꽃들이 6월로 향해 달리고, 또 달리고 있는 것이다!


오민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집행위원장
[기획리포트]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텍스트만보기   함박은영(pey8298) 기자   
#장면1 : "신성한 교직자가 어떻게 노동자냐? 교사가 왜 자신을 노동자라고 비하시키느냐?" 전국교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주장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같이 말했다. 당시 1600명 이상의 교사가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해직당했다.

#장면2 : 2006년 6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상 최초로 전공의사들의 노조가 탄생 한 것. 이들은 '노동자조합'이라는 명칭이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판단, '병원의사유니온'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유니온(union)'은 직역하면 '노조'라는 의미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라는 말은 부정스러운 단어다. '노동'에 '조합'이 붙을 때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노조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는 '전교조, 빨갱이죠?'라는 질문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변한 게 없다. 하물며 그 '노동자'마저 되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오죽할까.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인식, 변해야 산다

▲ 강의를 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직의 실태와 권리 보장 방안 연구를 위해 지난 2000년 5월 설립됐다. 이들은 노동 현장에서 함께 투쟁하고, 법률 자문을 지원하는 등, 비정규직의 권리 향상을 위해 최전방에서 뛰어왔다. 지난해부터는 대학생·청년들을 대상으로 '비정규 노동센터 포럼'을 개최,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올해 '제2회 비정규노동센터 포럼'은 지난 4월부터 약 2개월간 '당신의 미래에 파업하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하종강 한울노동문제 연구소 소장 등 노동계 안팎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 강사로 섰다.

수강자들은 독립영상 제작, 연대매체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회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이들은 권유한다. 비정규직을 묵인하고 보호하려는 현실에 침묵하지 말고, 당신도 미래를 위해 '파업'하라고.

포럼을 주최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김성희(44) 소장은 오는 7월 시행될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두고, '우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고,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세상 모든 '비정규직'의 소멸이다.

무더기 중도 해고에 '0개월 계약'까지 등장

다음은 지난 5월28일 서울 충정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이뤄진 김성희 소장과의 인터뷰 전문.

-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
"한국사회 비정규직 문제는 '절반이 넘는 노동자가 절반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는 실태'로 집약된다. 전체 임금 노동자 중 55%가량, 840만이 넘는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다. 주로 단기간 근무하거나 짧은 시간만 노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접고용'이라고 고용주와 실사용자가 다른 경우도 있다.

노동부에서는 전체 노동자의 37% 정도인 550만 정도를 비정규직이라 보는데, 노동계 통계와는 300만 정도 차이가 난다. 정부 통계는 실제 규모나 차별의 실태 등에서 차이가 나는데, 이것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라 볼 수 있다. 비정규직 양산이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킨다 것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한다. 그러나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차는 크다. 이것은 해법의 차이로까지 이어진다."

- 정부의 해법이 비정규보호법인 셈인데.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와 자본의 입장은 노동 유연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즉 노동력을 자유롭게 쓰고, 자를 수 있다는 거다. 이는 결국 비정규직 확대를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정규직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보호법안은 미약하기 할 수밖에 없다."

▲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 함박은영
- 정부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긴가?
"물론이다. '비정규직 활용은 불가피 하나 과도한 착취는 방지해야 한다' 것이 노동부 주장이다. 그래서 '기간 제한'을 도입하고, 파견 대상은 오히려 확대했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의 처우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있다. 가장 첨예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기간제 축소와 차별 철폐 부분이다. 2년 근무 후 계속 고용되면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법안이, 현장에서는 결국 무더기 중도 해고 사태로 나타나고 있지 않나. 여기에 '0개월 계약'까지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정규 보호법은 악용될 수밖에 없다. 2년 후 잠시 쉬었다 반복 고용하거나, 여기 저기 사업장으로 돌리는 '뺑뺑이' 방식 혹은 간접 고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게 간접고용의 외주화다. 그 외에도 악용 사례는 계속 나타날 것이다."

- 해결 방법이 없을까?
"기간제한만 도입했다가는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 수밖에 없다. '사유 제한'을 도입한 스페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처음부터 단기간 계약직의 대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이유가 객관적으로 납득이 되는 경우에만 기간제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좀 더 획기적인 방안은 비정규직을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시장경제를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다른 나라들의 선례가 있지 않나. 그들의 지향점은 기업의 폭력적인 고용행태를 제도적으로 제약하자는 이야기다. 결코 비현실적인 안이 아니다. 현실의 부분적 개조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는 사회를 지향하자는 게 목표다."

- 7월 1일, 비정규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여전히 논란인데.
"비정규법안이 시행까지 3년여에 걸친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그 사이 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이 목숨을 끊었고, 투쟁으로 감옥에 갇힌 이들도 있다. 시행도 전에 공공부문, 사기업 등에서 기간제 계약 해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파행적인 고용 형태, 외주화 간접 고용 등, 그나마 기간제를 보호하는 미약한 조치마저 회피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차별을 해결할 생각은 않고, 비정규직을 확산시킬만한 조치들을 추가로 내 놓고 있지 않나. 거꾸로 가고 있다. 이 흐름을 반전시켜야 한다. 비정규법안 자체가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다. 법안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새로운 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울한 전망을 할 수밖에 없다."

- 파견노동자들의 범위도 늘어난다고 들었다.
"비정규법안의 후속타인 '파견법 시행령'에 의해 파견 대상이 늘어났다. 이는 파견대상을 늘리지 않겠다고 했던 정부의 약속가 배치되는 부분이다. 우체국 집배원, 택배회사 기사, 운전직, 기능직 등의 분야를 파견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사무지원직, 콜센터 직원도 추가되었다. 이런 직종은 고졸 사무원, 특히 여성들이 많다. 이들의 열악한 환경이 더 심각해질 것이다.

노동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직종을 더 나쁜 구렁텅이로 모는 것이 '파견법 시행령'이다. 과연 누구는 보호받을 가치가 있고 누구는 보호받지 못해야 하는 건가?"

"비정규직 고통, 본인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닥칠 운명"

▲ 지난 5월30일 저녁 마포구 상수동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진행된 '창의적시위실천단'의 시위 모습. 이들은 오는 7월1일 시행되는 비정규직보호법이 "뻥"이라며 시민들에게 무료로 '뻥튀기'를 나눠줘 시선을 모았다.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 4년제 대학 졸업자들도 안심할 수 없는 실정인데.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82%라고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도 50%고. 한참 잘못된 구조다. 이는 대학을 나오지 않고는 안정적인 인생 설계를 할만한 일자리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은 정규직에 취직할 거라는 희망을 갖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규 취업자들의 70% 이상의 첫 직장이 비정규직이다. 어떤 이는 나중에 더 좋은 자리로 옮겨가면 되지 않냐고 말한다. 그러나 한번 비정규직이면 이력이 적용되어 더 나은 자리를 찾기 힘든 현실이다.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사람들 중 1/3 가량이 다시는 비정규직은 되지 않겠다'고 한 통계가 있다. 참담한 경험이라고 얘기하더라.

정부와 자본, 주류 언론들은 각자의 고용가능성을 높이라고 한다. 자격증도 많이 따고 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지만 대학생들이 취업 공부에만 매달려고 있는 요즘에도 현실은 암담하지 않나. 개인이 아무리 자격과 기술을 높여도 해결되지 않는다. 대다수가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현재 보호법안이 있는 한 어림도 없는 얘기다.

- 노동시장에 진출할 이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은 비정규 법안의 내용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상적인 고용은 '정규직 고용'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비정규직의 고통은 본인 혹은 주변 1/3 이상의 사람들에게 닥칠 운명이다. 개인적 노력을 통해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당신의 미래까지 '비정규직'이라는 덫에 저당 잡힐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관리자 | 관리자 | webmaster@kcwn.org

 

정부와 사용자들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 비정규악법

[비정규법 패기! 폐기!](1) - 누더기는 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오민규(전비연) 
최근 어느 대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7월1일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사측과실무위원회를 가진 자리에서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요구하자 사측의 답변이 이렇게 나왔다고 한다.

“7월1일 비정규법 시행되면 2년가량 시간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보아가며 판단한 후, 업무를 개편(재편)하여 무기계약으로 할 직군, 2년마다 교체사용할 직군, 외주(용역)화할 직군 등을 결정할 생각이다. 다만 차별금지조항은 7월1일부터 곧바로 시행되므로 그에 대해서는 각종 준칙과 규정을 6월 중순경 개정하여 (노조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른바 ‘비정규직보호법’이라 명명된 이 법안이 시행되면 현장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것이 위 답변에 모두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총 지침을 충실히 교육받았을 대기업 인사노무관리 담당자들의 위 답변을 조목조목 뜯어보면 비정규법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참세상 자료사진

정규직화는 없다

“2년가량 시간이 있기 때문에” - 즉, 사용자는 2년 한도 내에서 비정규직을 ‘아무 이유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지금도 비정규직 자유롭게 쓰는데 이게 뭔 소리여?”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 말은 뒤집어서 보면 쉽다. 2년이 되기 전에 비정규직을 잘라내면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뜻이다. 경총이 “비정규직사용 기간제한 조항을 2년 수습기간으로 활용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럼 2년 한도를 넘기면 정규직이 되는가? 답은 ‘아니올시다’. 위에 대기업 담당자가 말한 답은 “상황을 보아가며 판단한 후 업무를 개편(재편)하여” 다음의 3가지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무기계약으로 전환 : 어려운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 무기계약, 즉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지금 정부와 언론은 마치 이것이 ‘정규직화’인 것으로 호도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무기계약 전환은 정규직화가 아니다. 이는 뒤에 다시 설명하겠다.

󰋮2년마다 교체사용 : 부드럽게 말한 표현이지만 쉽게 말하면 2년 지나기 전에 모조리 잘라낸 후, 새롭게 비정규직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이미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장기 근속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해고 되고 있는 상황이지 않는가?

󰋮외주(용역)화 : 이것도 잘라낸다는 얘기인데, 잘라낸 후 해당 업무를 외주업체(용역업체)로 넘긴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뉴코아 강남점·야탑점에서는 비정규직 계산원(캐쉬어)들을 모조리 잘라내고 외주업체로 강제로 넘기려 하고 있다. 외주로 넘어가면 임금삭감은 기본이고, 소리 소문없이 인원정리의 대상이 되어 잘려나가게 된다.

“무기계약≠정규직”

정리해 보자면 정규직화는 없다. 2년마다 잘리거나 용역으로 쫓겨나서 잘리거나, 그나마 잘해봐야 무기계약으로 전환되는 것인데 무기계약이란 무엇일까?

본래 ‘정규직’이란 말은 법률용어가 아니다. 비정규직법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정규직’이란 말을 법률용어로 굳이 표현하려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 즉 무기계약 노동자라고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이 세상에 나온 이후, 무기계약과 정규직은 동의어가 아니게 되었다.

비정규법 시행에 앞서 공공부문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해볼 목적으로 추진되는 ‘공공부문비정규직종합대책’과 관련하여 정부가 만든 “무기계약 및 기간제 근로자 등 인사관리 표준안”이라는 문서를 보면, 무기계약 전환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무기계약’이 정규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표준안”이 제시하고 있는 ‘표준근로계약서’에는 아예 ‘해고사유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근무실적 평가 결과 계속해서 2회 이상 최하위 평정점을 받은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근로계약기간중이라도 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즉, ‘무기계약’은 정규직이 아닐 뿐 아니라 매년 근무실적을 평가하여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인 것이다.

임금과 관련해서도 “공공기관 무기계약 및 기간제 근로자 등의 임금은 유사·동종의 시장임금 수준을 고려하여”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강행 통과시킨 비정규법의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시정’이라는 스스로의 원칙마저 깨고 있다. 무기계약 및 기간제 노동자의 임금은 비정규악법에 의거해 보더라도 유사·동종의 정규직 임금에 맞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임금을 반영하여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차별시정은 가능한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을 시정한다는 명분 아래 ‘차별시정제도’가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사실 이 제도 자체가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점은 시행 이전부터 점쳐져왔다. 그 이유는,

첫째, 차별시정신청은 노동위원회에 당사자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이를테면 노동조합은 신청할 수 없다), 차별시정신청을 하자마자 그 신분이 사용자 측에 노출되기 때문에 사실상 짤릴 각오를 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째, 차별시정 명령이 떨어지더라도 사용자는 이를 시정하기보다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 즉, 지노위=>중노위=>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까지 거치는 ‘5심제’가 되기 때문에 짧으면 5년 길면 10년이 소요되는 소송 기간 동안 비싼 노무사/변호사 수임료를 물어가며 비정규노동자들이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점이다.

셋째, 차별행위 자체에 대한 형사 처벌은 전혀 없으며, 오직 중앙노동위 차별시정 명령에 사용자가 불복했을 경우에만 - 그것도 형사 처벌이 아닌 - 과태료가 부과될 뿐이다. 이정도 솜방망이 처벌이 무서워 차별을 시정할 사용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오직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기간제·단시간 노동자)여야 하고 또한 비교 가능한 정규직 노동자가 있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현대자동차에서 왼쪽바퀴는 정규직이, 오른쪽바퀴는 비정규직이 조립하는 등 누가 보아도 완전히 동일한 작업을 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하청’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차별시정신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전체 비정규직의 절반에 해당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특수고용 비정규직’은 적용 자체가 안 된다는 것이다.

비정규법 시행령 공청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졌다./참세상 자료사진

엄청난 규모의 전환배치와 계약해지

‘차별시정제도’, 참 좋은 제도처럼 들리지만 노무현 정부와 사용자들이 한번 터치하면 완전히 다른 종류의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다시 대기업 담당자의 말로 돌아가보자.

“차별금지조항은 7월1일부터 곧바로 시행되므로 각종 준칙과 규정을 6월 중순경 개정하여 시행” - 명시적으로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얘기는 없는데, 여기에는 빠진 얘기가 하나 있기 때문이다. “차별시정을 회피하기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업무를 분리 하겠다”는 말. 사실은 그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상황을 보아가며 판단한 후 업무를 개편(재편)하여”라는 말 속에 그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전환배치를 통해 업무를 분리한다. 도저히 분리가 불가능하면 비정규직 업무를 아예 외주(용역)화 해버린다. 이것도 어려우면 계약해지 … 짐 싸서 내보낸다.

즉, “차별시정제도”는 사용자로 하여금 정규직과의 차별을 시정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차별시정을 회피하기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전체를 강제로 전환배치하거나 아웃소싱 또는 계약해지를 하라는 것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이다!

비정규직법이 지난해 국회에서 강행통과되기 전인 2006년 초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회원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회원사들의 11%만 2년 기간 경과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90%에 달하는 기업들은 2년이 되기 전에 비정규직을 자르겠다는 것이다.

올해 5월14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상수 장관은 “우리가 지난 2월 한국리서치를 통해 조사해본 결과 기업의 40% 가량이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며 “비정규직법이 고용안정과 차별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어이가 뺨을 친다는 얘기는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이상수 장관이 말한 여론조사의 신빙성도 의심스럽거니와, 설문조사가 올바로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무려 60%에 달하는 기업은 비정규직을 잘라내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비정규법으로 인해 60%의 기업이 비정규직을 해고한다는데 “고용안정과 차별해소에 도움된다”니 이상수 장관은 제정신인가?

비정규법이 엄청난 규모의 계약해지를 낳고 외주(용역)화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주장은 최근 노동부의 통계자료에서도 드러난다. 5월말에 노동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에 따르면, 파견직·용역직·특수고용직·일일(단기)노동자가 대폭 증가한 반면, 유일하게 기간제 노동자만 10만8천명(전체 261만4천명)이나 줄어들었다.

기간제 노동자만 줄어든 이유가 무엇일까? 모두 정규직화 되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에 비정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보도를 들은 바가 전혀 없다. 만약에 그런 사례가 있었다면 노동부와 언론사들이 일제히 톱뉴스로 보도했을 것인데 말이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엄청난 규모의 기간제 노동자들이 계약해지를 당하고 파견·용역·특수고용·일용직 노동자로 전환된 것이다. 각 기업에선 기간제 노동자가 맡고 있던 업무의 외주화가 한창이다. 그래서 용역·파견직 등은 늘고, 기간제 노동자는 줄어든 것이다.

비정규법 시행령,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

5월17일 노동부는 4월19일 입법예고한 비정규법 시행령을 더욱 개악시킨 시행령을 확정, 발표하였다. 우선 파견허용업종을 기존 138개 업무에서 4월19일 입법 예고 시에 187개로 늘린데 이어 콜센터, 배달·택배·가스검침, 주차장 관리 등 10개 업무가 추가되어 총 197개 업무로 근로자 파견을 확대하였다. 또한 입법 예고 시 변호사, 의사, 변리사 등 16개 전문직 종사자로 발표하였던 것에 추가로 항공기 조종사, 한약조제사 등 10개 전문직 종사자도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로 사용(이른바 ‘기간제 특례’)할 수 있도록 개악시킨 것이다.

또한 노동부가 어제 개악안을 발표하며 낸 보도자료를 보면, 앞으로 파견허용대상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제조업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보도자료 첫머리에 노동부는 “제조 연관성 업무는 계속 파견 금지”라는 문구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역으로 향후 파견대상을 제조업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본심을 들킨 것에 다름 아니다. 어제 브리핑에 나선 김성중 노동부차관은 “향후 노사와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파견과 관련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그런 뜻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김성중 차관은 애초 정부 입법발의안이 네거티브 시스템이었는데 국회 논의과정에서 포지티브 시스템으로 바뀌어서 이번에는 파견대상 확대를 많이 하지 못했다는 투의 얘기까지 서슴없이 뱉어냈다! 파견대상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모법인 비정규법 자체가 비정규직에 대한 강제전환배치·계약해지·용역(외주)화를 부추기는데, 시행령은 모법을 따라 더욱 비정규직을 확대·양산하는 것이다. 사실 모법이 비정규직 확대·양산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시행령이 이렇게 나온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더욱 문제는, 앞으로 국무회의 한번만 거치면 시행령이 바뀌기 때문에 파견대상과 기간제 예외업종이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며, 그 대상은 명확하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 업무 전반을 비정규직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 틀림없다.

누더기는 뜯어고친다고 나아지는게 아니라, 아예 버리고 새것을 만들어야 하는 법!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월 중순 '2년 뒤 정규직화'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 등 비정규법안의 허점과 대응방안을 담은 공식 책자를 제작하여 배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자, 민주노총을 비롯한 많은 사회단체들이 “경총이 비겁하게 비정규법 허점을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허점’이라는 말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지적하는 말이 아니다. “정부 비정규법이 원래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인데 경총이 법안의 허점을 교묘하게 발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위에 적시된 비정규법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 비정규법은 ‘허점으로 가득 찬 법’이다. 허점 몇 개를 메우기 위해 제도를 개선한다고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총이 적시한 가이드라인 내용 전체는, 사실 “비정규법 통과되면 사용자들이 이렇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탄압할 것”이라고 2년 전부터 노동운동 진영이 각종 성명서와 자료를 통해 주장해 왔던 것들이다. 그들이 새롭게 발견한 것은 없다. 우스갯소리를 덧붙이자면, 필시 경총은 20~30억 이상 돈을 들여 프로젝트를 의뢰했을법한데, 그 돈은 온전히 비정규 운동단체들이 받을 몫이다. 솔직히 요즘은 비정규법이 만들어낼 파국적 효과에 대해 글을 쓰기가 겁난다. 글을 써대는 족족 경총과 사용자단체들이 모조리 베껴서 비정규직 확대·양산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총은 이 책자가 문제되자 “법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는데, 이는 기업주들과 사용자들의 입장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다. 그렇다! 비정규직법안은 “2년 뒤 정규직화”가 아니라 “2년 사용하고 버리라”는 지침이었고, ‘불합리한’ 차별 몇 가지를 시정한다는 미명 하에 분리직군제와 같은 ‘법망을 피해가는 차별’ 수백 가지를 만들어내라는 교과서였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경총은 정부 비정규법을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정규직법 = 판도라의 상자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비정규직법안 완전 폐기! 물론 한두달 안에, 올해 안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는 누더기같은 법안 독소조항 몇 개를 없애고 개정하는 방향이 아니라 법안을 없애자는 분명한 관점과 자세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 법안 폐기라는 분명한 관점을 가져야만 풍부한 전술을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공격적으로 구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법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차별과 고용불안을 없애는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 법이 온갖 재앙을 낳을 ‘판도라의 상자’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벌써부터 현장은 짤리고, 불이익당하고, 아웃소싱·용역외주화 되는 등 전쟁터이다.

그러나 비정규악법이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 속에 작은 희망의 불씨 또한 들어 있다. 집단해고, 외주용역화라는 자본의 공격 앞에 비정규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하여 투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역설이지만, 비정규악법은 수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매개가 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법으로는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없음을 자각한 비정규노동자들이, 마지막 희망으로 노동조합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법이 ‘악법’이라는 사실은 여기서도 다시 한 번 입증된다.

하나씩 하나씩 조직화로 뚫고 올라오는 비정규직 대중들의 움직임은, 단지 집회나 투쟁대오에 머릿수 몇 개를 보태는 수준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 전반에 ‘진정으로 새로운 활력’이다. 이들의 활력이 흔들리는 원칙을 바로잡고 비정규악법 폐기라는 기관차에 쉼없는 연료가 되어줄 것이다. 비록 조직되어 있는 기간제 노동자들의 수는 많지 않지만, 정부 비정규법이 미칠 효과는 파국 그 자체이기 때문에 기간제 노동자들은 싸우고 저항하며 노동조합으로 뭉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오민규 님은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5월 30일 14시 (농성645일차/천막농성591일차) 기륭투쟁승리를 위한 집중집회 모습
기륭전자분회는 투쟁의 분수령을 만들어 투쟁 승리를 이끌고자 5월 30일부터 1박2일 집중투쟁을 시작하였다.
 
 

  

회사 및 투쟁사
 


나세가 힘찬 노래공연을 하였다.



△ 진격투쟁 시작- 가자들은 오후 집회를 마치고 바로 구호와 함께 맨손으로 정문을 밀어보였다.



날 전경차가 여러대가 동원되는 등 조합원의 현장진입 시도를 경찰이 막아섰다.



△ 이날 경찰과 긴밀한 관계인 보수단체가 동원한 시민?참관단 까지 와 있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공권력에 휘둘림을 당해도 모른척 했고 귀가전 기념촬영까지 하고 가는 작태를 보였다.


 
륭회사의 채증자들


 
 
돌 - 전경들이 조합원들 쪽으로 밀처대며 연행도 시도하였다.



△ (셀프 영상-2분30초)투쟁중 경찰의 공권력 투입 사태 발생



△ 이날 오후에 경과 대치중 조합원 1명이 다치고 3명이 마구 연행되었다.
다친 조합원이 후송되었는데 그 중간에 전경차에 감금하는 등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있었다.
이후 연행된 3명의 동지가 먼저, 다친 조합원은 나중에 풀려나왔다.
 

 
△ 전경의 권공력 투입으로 합원들이 현장 진입 시도를 중단하고 거리에 나앉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륭조합원들이 회사 경비실 옥상에 올라 기륭사를 향해 원직복직을 호소하고 있다.

 


△ 참가자들은 오후 집중집회를 시작으로 노숙투쟁에 들어갔다.



  

△ 참가자들이 7시 20분 기륭투쟁승리를 위한 집중출근투쟁 집회를 하고 있다.



△ 노숙투쟁에 참가한 동지들이 쟁사를 하고 있다.



호 - "끝까지 투쟁 승리하여 기필코 현장으로 돌아가자!"


 
 
 

출처 : 기륭분회 노숙투쟁 전개해-기륭투쟁승리 위한 1박2일 집중투쟁 현장모습 -(피플타임즈)
관련 기륭투쟁 속보 -
5/30-31 기륭 앞에서 힘차게 투쟁했습니다!! (기륭분회뉴스)

 

 
'기륭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주점' 포스터

"단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일념으로 기륭자본과 맞서 600여 일이 넘게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기륭전자분회가 5월 25일 오후 4시부터 용산 철도웨딩홀에서 '기륭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주점'을 열었다.

 


 이날 기륭주점을 열고 있는 용산 철도웨딩홀 안팎에 기륭 투쟁현장 걸개사진을 전시하였다.



 이날 기륭주점에 코오롱노조와 서울대노동자연대실천회의 등이 자원봉사를 도왔다.
 

 
 '기륭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주점' 무대 모습






 문예공연 모습



△  율동패 '들꽃'이 문예공연을 하고 있다. 


 

 문예공연 - 율동패 '들꽃'



 

 이날 기륭주점에 (좌)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기륭주점에 함께하고 있는 동지들 모습

집회 열린 후 주요 신문 보니 '삼성 기사'는 있는 데 '삼성본관 집회 기사'는 없더라.

  

나는 지방에 살기 때문에 서울 지리를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요 일간지 기자들이 태평로에 있는 삼성본관에 가려면 걸어서 가도 될 정도로 가깝다는 것쯤은 들어서 알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큰 집회나 사건이 터지면 눈이 있고 귀가 있으니 어느 정도 알고, 여기에 블로거 기자 활동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각 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 등의 동향을 파악하다 보니 지역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대략은 알고 지낸다.


그런데,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까운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가 열리는데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모를 리가 없을 터.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집회를 열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삼성본관 앞에서 집회가 열린다는 것은 그 집회의 성격을 떠나 집회가 열린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큰 이슈가 될 만한 일이었다. 좀 더 확대해석하면 언론사와 기자 입장에서 보면 좋은 기사거리가 하나 생긴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마 나라도 내가 기자였다면 이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열 일 제쳐두고 사건의 현장에서 무슨 일이, 그리고 왜 일어나는지 당연히 취재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데스크였다면 1면 머리기사로 다루거나, 최소한 경제나 사회면 머리기사로 다루거나, 아주 최소한 사진 뉴스라도 처리했을 것이다. 평범한 나도 이런 생각을 하는 데, 우리나라 주요 언론사들도 당연히 이 보기 드문 사건이 기사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난 당연히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다는 이 삼성본관 앞에서의 집회가 주요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 대상이 되고 주요 사건으로 기사화 될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나 보다.

 

긍정과 부정의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삼성. '삼성'이라는 두 글자는 우리 사회에서 과연 어떤 존재일까? 

 

내 시각과는 달리 우리나라 주요 언론사의 판단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 그래서 ‘기사로서의 가치가 없는 일’로 판단했나 보다. 경인일보나 민중의 소리, 한겨레 등 지극히 일부 신문을 빼고는 10일에 일어났던 삼성본관 집회 기사를  신문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언론사가 자체 취재하지 않은 기사의 경우 보통은 연합뉴스에서 기사화 하면 그 기사를 주요 언론사들이 받아서 기사를 게재하던데, 이날 열린 삼성본관 집회 기사만큼은 예외였을까?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와 포털 에서 ‘삼성’을 검색해 보았다. 삼성이 뭐를 개발하고 사회 공헌 활동에 얼마만큼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경영을 할 것인지 등 삼성관련 기사들이 수 없이 쏟아져 나온다. 삼성본관 집회 기사는 눈에 뜨지 않는다. 아마 이 날 삼성본관 앞에서의 집회가 삼성 관련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이 무노조 경영의 대명사, 삼성을 상대로 공동투쟁을 선포하는 날이 아닌 삼성의 실적이나, 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경영화두가 전해지는 자리였다면 주요 언론사는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다음 날 신문에 삼성 관련 기사는 어떻게 편집돼 나왔을까?


삼성 본관에서의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의 집회는 정말 기사 가치가 없어서 기사화 되지 않은 것일까? 물론 편집권은 언론사 고유의 권한이니 기사가 나오든 안나오든 그 이유나 사실에 대해 시시비비를 거론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자꾸만 삼성그룹 해고노동자 원직복직투쟁위원회 김갑수 위원장이 모 언론사와 한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싸우고 있는 시사저널 동지들처럼 억압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보도하는 기자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이날 집회와 관련, 보도된 기사에 나온 한 노동자의 말도 생각난다.

 

"'삼성' 두 글자가 도대체 뭐 길래?"

 

 

출처 : 텅빈 충만을 위한 진보
글쓴이 : 장희용 원글보기
메모 : 삼성본관 집회 침묵한 언론, 유감 '삼성 기사'는 있는 데 '삼성본관 집회 기사'는 없어서야...
실제 비정규직, "더 많고 더 열악하다"
[분석]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발표, 비정규직 임금·복지 열악
 
대자보 김영국
 
비정규직 계속 증가, 정규직과 격차 '심각'

- 임금근로자 36%가 비정규직, 계속 증가 추세
- 비정규직 주로 男.40대.고졸이 많아, 대졸도 증가 추세
-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64%
- 퇴직금, 상여금, 사회보험 등 각종 복지 혜택, 비정규직 특히 열악


비정규직 근로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임금근로자의 36.7%(2007년 3월 기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임금근로자 10명 중 3~4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또 한시적근로자가 비정규직의 대부분(63.1%)을 차지하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소폭 감소했던 비정규직 근로자가 다시 늘어난 것은 대졸 이상의 고학력 비정규직 근로자가 21만 명이나 증가한 탓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근로자의 64% 정도에 불과했고, 특히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 수당, 유급휴가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같은 '복지 후생 혜택'이 정규직의 절반도 안돼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별, 연령별, 학력별로는 남성과 40대, 고졸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대졸 출신 비정규직도 증가 추세에 있다.

통계청이 오늘(23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의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2007년 3월 실시)>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는 1573만 1000명이었고, 이 중 정규직 근로자는 995만 8000명(63.3%)이었으며 비정규직 근로자는 577만 3000명으로 3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숫자가 지난해 8월 조사(545만 7000명)보다 32만 명이 늘었다. 비정규직 비중도 8월(35.5%)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졸 이상의 고학력 비정규직은 177만 4000명으로 지난번 조사 156만 5000명보다 20만 9000명이 증가했다. 비정규직 가운데 고학력자의 비중도 28.6%에서 30.7%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고졸 비정규직은 소폭 감소했고 중졸 이하의 저학력 비정규직은 7만 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전체 비정규직 중 40대가 25.2%로 가장 많았고, 한시적근로자는 30대가 26.3%로 많았으며, 10대 비정규직도 1.8%, 60세 이상도 11.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임금근로자는 월 평균 172만 4000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규직 평균 임금이 198만 5000원인데 비해,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127만 3000만원으로 정규직의 64%에 불과했다.

123만 '시간제 근로자', 복지 혜택 "전무(全無)"

특히 '복지 혜택' 측면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크게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복지 혜택 수혜 정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이가 큰 것이다.

정규직은 전체 정규직 근로자의 68.9%가 퇴직금 혜택을 받고 있고, 상여금은 69.5%가, 시간외 수당은 54.3%가, 유급휴가는 60%가 혜택을 받고 있었지만, 비정규직은 퇴직금의 경우는 33.7%, 상여금은 31.4%, 시간외 수당은 24.3%, 유급휴가는 27.3%만이 혜택을 받고 있어 모두 정규직의 절반도 채 안됐다.

▲5월 23일 열린 여성비정규노동자 대정부 규탄대회, 뉴코아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대자보

또한 비정규직의 건강보험 가입 비율은 41.8%, 국민연금은 39.3%, 고용보험은 38.8%로 전체 임금근로자(건강보험 63.9%, 국민연금 62.6%, 고용보험 55.6%)보다 사회보험 가입 비율도 훨씬 낮았다.

사회보험 가입 비율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매우 컷다.

국민연금은 정규직의 76%가 가입된 반면 비정규직 가입 비율은 39.3%로 큰 차이를 보였다. 건강보험은 정규직의 76.6%가 가입된 반면 비정규직은 41.8%만 가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용보험은 정규직이 65.4%인 반면 비정규직은 38.8%만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간제근로자 123만 2000명은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 수당, 유급휴가 수혜 비율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 비율이 모두 1~3%에 불과해 복지 혜택이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전형근로자 224만 4000명도 복지 혜택 수혜 비율이 10~20% 대에 불과했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4년 6개월로,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5년 11개월인 반면, 비정규직은 2년 2개월에 불과했고 비정규직 중에는 1년 미만이 절반이 넘는 56.9%로 나타났다.

또 임금근로자의 37.1%가 '주5일(40시간) 근로제'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5일 근로제를 실시하는 경우는 정규직이 41.3%로 나타났으며, 비정규직은 30%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교육.훈련 경험 유무에서 『경험 있음』으로 응답한 경우는 22.4%로 나타났으며, 교육비의 부담 주체는 '회사', '국가기관' 순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취업 준비를 위한 교육.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가 큰 산업분야는 사업, 개인, 공공서비스업(227만 5000명)과 도소매, 음식숙박업(108만 7000명)으로 나타났고, 직업별로는 기능, 기계조작, 조립, 단순노무종사자 등이 276만 5000명으로 비정규직 규모가 가장 큰 직업군으로 조사됐다.

노동계 집계, 실제 비정규직은 850만(57%)

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근로자 실태 조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정부 통계 자료이기 때문에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 실제 비정규직의 수는 훨씬 많고, 임금 수준이나 복지 혜택 등도 더 열악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수준이나 복지 혜택 등이 비정규직보다 훨씬 못하지만, 정부의 통계 분류상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직종들이 많기 때문이다. 즉, 명칭은 정규직이지만 신분은 비정규직보다 못한 사람들이 많다.

정부 분류상으론 정규직이지만 정부가 규정한 비정규직보다 더 열악한, 임시.일용직의 '취약근로자'가 무려 350여만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서 노동계(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정부의 기준이 각각 다르다. 그 결과 실제 비정규직 숫자도 동일한 조사결과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발표 기관마다 다르게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수가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었다는 건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실제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2005년도 집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855만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7.1%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 공식 통계 자료에서 비정규직 수가 증가했다는 건 실제는 더 많이 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근로 형태별 용어 설명-통계청 분류 기준>

◦ 정규직근로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無期근로계약)하고 사업장 내에서 정해진 소정노동시간에 따라 전일제(全日制・Full-Time)로 근무하는 근로자. 따라서 정당한 이유가 없이는 해고할 수 없고, 고용이 정년까지 보장되어 있음.

◦ 비정규근로자
1차적으로 고용형태에 의해 정의되는 것으로 ①한시적근로자 ②시간제근로자 ③비전형근로자 등으로 분류된다.

◦ 한시적근로자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자 또는 정하지 않았으나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근로자.

◦ 기간제근로자
근로계약기간을 설정한 근로가 해당됨.

◦ 전일제근로자
직장(일)에서 정한 소정의 근로시간대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정상근로시간 동안 근로하는 자로, 평소 1주에 36시간 이상 일하기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해당됨.

◦ 시간제근로자
직장(일)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진 소정의 근로시간이 동일 사업장에서 동일한 종류의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이라도 짧은 근로자로, 평소 1주에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해당됨.

◦ 비전형근로자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고용근로자, 가정내근로자(재택, 가내), 일일근로자 형태의 비정규직을 말함.

◦ 파견근로자
임금을 지급하고 고용관계가 유지되는 고용주와 업무지시를 하는 사용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로 파견 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 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지휘, 명령을 받아 사용 사업주를 위하여 근무하는 형태.

◦ 용역근로자
용역업체에 고용되어 이 업체의 지휘하에 이 업체와 용역계약을 맺은 다른 업체에서 근무하는 형태(예 : 청소용역, 경비용역업체 등에 근무하는 자).

◦ 특수고용근로자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화물지입차 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처럼 독자적인 사무실, 점포 또는 작업장을 보유하지 않고 비독립적인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다만 근로제공의 방법, 근로시간 등은 독자적으로 결정하면서 개인적으로 모집.판매.배달.운송 등의 업무를 통해 고객을 찾거나 맞이하여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일을 한만큼 소득을 얻는 근무 형태.
기업전략에 의해 개인사업자처럼 취급돼 노동법 등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의 한 형태이다.

◦ 가정내근로자
재택근무, 가내하청 등과 같이 사업체에서 마련해 준 공동 작업장이 아닌 가정내에서 근무(작업)가 이루어지는 근무 형태.

◦일일(단기)근로자
근로계약을 정하지 않고, 일거리가 생겼을 경우 몇 일 또는 몇 주씩 일하는 형태의 근로자.


☞ 통계청 발표-'경제활동인구의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상세 내용 보기(통계청, 2007.5.23)



△ 2007년 05월10일 625일차 기륭
집중연대집회 모습
ⓒ 신만호 시민기자


원직복직 투쟁 625일차(천막농성571일)를 맞은 민주노총.서울남부금속노조 기륭분회 조합원은 5월 10일 16시30분 기륭전자 앞에서 집중연대집회를 갖고, 현장복귀 호소 글귀를 담은 천을 묶어 공중에 매다는 제 2차 만장식을 거행했다.

 


△ 투쟁사 - 김소연 기륭분회장
발언 요약 - "기륭사가 노동부와 검찰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는데 경영주는 해당 벌금만 낸체 조합원 복직 권고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기륭사가 5월 이후 현장라인를 폐쇄하고 해외 이전 착수에 들어간다고 한다..."
 


△ 연대사 -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전주지회, 테트라팩지회(경기도 여주), 이젠텍분회(경기도)

 


△ 예공연 - 김성만 노동가수
 


 


△ 5월 8일 저녁 성균관대 사회과학동아리에서 기륭투쟁후원주점을 열어 그 수익금을 노동문제연구회 동지가 이날 집회를 통해 기륭분회에 전달하였다.

 


△ 참가자들이 현장복귀 호소 글귀를 담은 만장을 만들고 있다.

 


천을 묶어 공중에 매다는 제 2차 만장식을 거행하고 있다. 

 


△ 참가자들은 제 2차 만장식을 거행하고 기륭투쟁 승리를 기원했다.

르네상스 호텔은 르네상스 노동자의 처절한 절규를 외면 말아야 한다. (초고)



△ 2007년 05월08일
르네상스 투쟁 집회에서 - 르네상스 조합원들
ⓒ 신만호 시민기자


어버이날이 왔건만 르네상스 호텔의 해고당한 아주머니들에겐 가슴에 꽃이 아닌 벌금만 안겨지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었다. 르네상스 노조가 르네상스 호텔 앞에서 사측을 향해 (정규직)원직복직 투쟁을 한지도 500여일을 넘기고 있다.

르네상스 노조의 이옥순 분회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아주머니 노조원은 르네상스 호텔이 오픈한 1998년도 때부터 공채1기 정규직으로 입사해 룸메이드로 종사했다. 그러다 2001년 12월 회사는 경영악화?라는 이유로 룸메이드 종업원들에게 명예퇴직과 용역 전환 근무을 강요하며 사인을 요구했고 20여명이 그렇게 용역업체 소속으로 강제전환됐다. 용역회사로 옮기기 전 평균연봉 3,500만원을 받던 이들이었지만 용역전환 이후 그들의 연봉은 1,500만원이하로 떨어졌고 노동 강도도 높아졌으며, 이에 대한 당시 한국노총 산하 정규직노조는 아무런 힘이나 방패가 되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머니들이 2002년도에 민주노총 산하의 르네상스 노조를 결성했고, 노동부에 진정을 내 2004년에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2004년 6월5일까지 직접고용하라는 노동부 판정이 났지만 호텔은 이행치 아니했고, 용역회사를 끼고 있는 호텔 사측은 오히려 종업원에게 2005년 12월31일로 계약만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12월31일 계약해지했다. 또한 사측은 법적 대응을 해 지난해 말 검찰은 회사의 불법파견에 대해서 무혐의 결정을 내리고, 르네상스 노조원에게 매 집회시 1인당 50만원 벌금에 강제집행 예고장을 들이 내밀고 있는 실정이다.

5월8일 르네상스 투쟁 집회에서 이옥순 분회장은 "2001년말 당시 대부분 룸메이트들은 구조조정에 응하는 사인을 않했다. 사측은 용역으로 전환되더라도 대우는 달라질게 없다 했는데 노동 강도가 높아진데 비해 연봉이 절반이상 삭감되는 등 하였으니, 이는 임금 삭감 위해 구조조정을 한것이 아니고 무엇이며 부당한 아웃소싱이 아닐 수 없다. "고 지적했다.

그리고 "집회신고를 한데도 불구하고 매 집회시 벌금을 매기려는 것은 노동3권을 전면 부인하는 것이다. 이는 민생 법치와 어긋난다. 호텔측은 용역회사를 설립하고 주소만 대치동으로 해 놓았을 뿐 용역 업무를 호텔 내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이같은 불법에 대해 검.경은 눈가리고 아웅하고 노동자의 반항에 대핸 공권력을 동원하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눈물과 함께 절규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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