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중심 산업에서 한국자금유입 인한 변화
[106호] 2007년 08월 22일 (수) 13:58:49 오재범 기자 dreamkid94@yahoo.co.kr

24일로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진 지 15년을 맞았다. 수교 15년이 지난 지금 중국동포의 10%가 넘는 23만명 이상이 한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중국 동포사회는 농업중심에서 제조업, 서비스업으로 사회기반이 변화하고 있다. 거주지역도 동북 3성뿐만 아니라 중국산업발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재중국 동포들은 지난 1992년 한중수교를 계기로 양국의 인적, 물적 자원의 흐름이 용이해지자 기회의 땅 한국에서 일확천금 꿈꾸며 한국으로 대거 입국했다.

양국 출입국관리국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한 중국동포는 1992년 국교 수립 당시 3만 1천5명을 기록했지만, 93년 1만 2천227명, 94년 2만 2천605명, 95년 1만 9천95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당시 한중수교 이후 출입국 과정이 법제화 되면서 중국동포의 입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99년에는 4만 6천731명, 2000년 6만 176명, 2002년 11만 8천300명, 2003년 13만 2천305명, 2004년 16만 1천327명, 2005년 16만 1천327명, 2006년 23만 6천853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불과 15년 사이에 국내 체류 중국동포 수가 20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양국 간 임금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며, 한국이 지난 15년 동안 고임금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동포들에게 3D업종에 종사할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강용찬 목원대 교수는 ‘중국 조선족 동포의 삶과 민족경제’ 논문에서 “양국간 임금차이는 중국 도시 직장인이 1년에 1만원(인민폐)이라면, 한국에서는 일용직 노무자인 경우에도 1년에 700만원을 저금한다는 기준으로 볼 때, 매년 적어도 4만 6천원(인민폐)를 모을 수 있어 몇 년만 고생하면 중국에 집을 사고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중국동포들이 생업인 농업을 포기하고 한국에 가서 돈벌이를 할 방안만 연구하는 바람이 여러 사회적 부작용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한국어 매체 흑룡강신문 역시 “중국동포 농민 60%이상이 이미 농사를 포기하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한국으로 갈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며 동포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의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중국 내 연구기관인 ‘백산자료원’의 ‘21세기 중국 흑룡강성 조선족경제 발전방항’에 따르면, 1990년과 개방 이후인 1995년의 중국동포 부분별 수입비중이 농업, 임업, 축산업 등 중국동포가 전통적으로 종사하던 업종이 20%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종에서는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서비스업의 증가란 한국으로 가서 벌어들인 노동수입 비중을 뜻한 것으로 결국 중국동포사회의 이주노동자 송금액이 동북 3성 전체수입의 35%까지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이다. 이는 중국 동포사회의 빠른 산업화로 이어졌다.

최근 발표된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연구자료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중국동포의 도시거주 인구비율은 60%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중국동포가 운영하는 기업의 수는 약 1만 7천500개로 집계했다. 동북3성이 더 이상 농업기반의 도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 형태로는 독자기업이 67%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기업 등 외부자금과의 합자나 합작기업이 26%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는 업종은 서비스업(50%)이며, 다음으로 제조업(37%), 도․소매업(13%) 순으로 조사됐다. 또 합자(합작)파트너로의 79%가 한국기업이며, 중국동포기업의 35%가 향후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동포경제를 연구한 이장섭 전남대 교수는 이처럼 짧은 기간에 성장한 중국동포 경제의 특징을 놓고 “많은 중국동포기업들이 중국의 대도시에서 최근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기초자료 하나 없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게는 엄청난 손실을 야기시키며 또한 중국동포 기업들에게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된다”고 염려했다.

지난 15년 동안 중국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이들 동북 3성은 기존 농촌사회에서 벗어나고 점차 경제가 발달한 연해도시로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돼 심양, 대련을 중심으로 한 동북지역과 북경, 천진의 경진지역, 청도, 위해, 연대를 아우르는 산동지역, 남경과 이우, 푸동을 포함하는 상해지역, 선전과 광저우 등의 광동지역 등 새로운 중국 동포 5대 거주지역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동포 거주지역은 차츰 중국의 가장 북쪽 흑룡강성부터 남단의 해남성에 이르기까지 중국 연해를 따라‘에스(S)’자 모양을 이루고 있다.

이 교수는 “매년 10% 성장을 기록하는 중국경제에서 한국을 자본금 삼아 종자돈을 마련해 중국시장에서 활약하는 동포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이들이 앞으로 우리에게 중국에 대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견인차 역할도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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