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어느선까지 알았나?

정해진씨 죽음에 드러난 자본-용역과의 기이한 삼각편대
 민중의소리  문형구 기자    메일보내기

  

△지난 19일 인천 전기분과 농성장을 침탈한 한국노총 경인전기원노조 ⓒ사진제공=전국건설노동조합

  
  건설노동자 정해진(48)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노조 파괴공작에 한국노총이 깊숙이 관여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신선대 부두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사건 이후 잠잠했던 한국노총의 정체성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전기분과(민주노총)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지 만 4개월째이 되던 지난 19일, 한국노총 조끼를 입은 30여명의 신원미상자들이 농성장에 들이닥쳐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민중의소리> 취재 결과 이들은, 소수의 사측 관리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부천 소재의 경비업체인 'ㅊ'시큐리티 대원들이었음이 확인됐다. 이 경호대원들이 한국노총에 가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그러나 정해진 씨가 일했던 영진전업을 비롯한 업체에는 실제로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가 설립되어 있다. 인천 전기 노동자들의 파업 이후 만들어진 '한국노총 경인전기원노조'는 사용자의 이익 대표자가 포함된 전형적인 어용노조다. 유해성 사장의 사촌 황모 씨와 친형인 해철(영진전업 전무이기도 함)씨가 각각 노조 위원장과 사무장을 맡고있다. 이들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회유·협박만이 아니라 한국노총 소속 노조로써 관제집회도 벌여왔으며, 무력동원도 잦아져 분신 당일인 27일 아침에도 충돌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용역 고용에 대해 한국노총 내의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아직 안개속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으로서는 정 씨의 분신사망 사건에 대해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업별노조도 아닌 경기인천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업종노조가 버젓이 사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과, 실로 사용자와 용역경비업체에 더해 한국노총이 파업파괴에 가담한 듯한 모양새 때문이다.
  
  한국노총 강익구 홍보선전본부장은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개입됐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국노총은 27일 정 씨의 분신사망 사건에 일절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는데, 본지 기자에게는 사태의 진상을 알았다면 (경인전기원노조에 대해)사전조치를 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고 정해진 씨 동료들의 반응은 다르다. 한강성심병원을 지키고 있던 한 조합원은 "노노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한국노총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에서 일하는 한국노총 소속의 한 관계자도 "(경인전기원노조는)노총 소속이고 한국노총 조합원들이라고 보면 된다"며 "용역이 개입됐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정 씨의 분신사망은 진상규명이 다 되지 않았다. 정 씨는 자세한 유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다만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인천전기원노조 파업 정당하다. 유해성을 구속하라"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때문에 묵묵하게 노조활동에 앞장섰던 정 씨의 분신 원인은, 파업의 요구와 건설노동자들의 현실을 토대로, 또한 최근의 정황들을 통해 밝혀져야 하는 상황이다. 열쇠는 사측인 유 씨 일가와 한국노총이 쥐고 있다.


2007년10월28일 ⓒ민중의소리

 

===============================================================================

 

27 오늘 오후 인천 부평구 창천동 영진전업사 앞에서
집회 도중 분신한 정해진 건설노조 조합원이 7시간 여 만인 오후 9시경 끝내 숨졌다.
"파업투쟁 정당하다, 유해상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몸에 불을 붙인 정해진 조합원은
분신 직후 부천 순천향병원에서 1차 응급치료를 거쳐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 등 치료를 받았으나 전신 40%정도에 3-4도의 화상으로 상태가 위독해 끝내 숨을 거두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현재 한강성심병원에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중이며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이 병원으로 모이고 있다
[참세상 최인희 기자 flyhigh@jinbo.net / 2007년10월27일 21시44분]


전국건설노조 인천건설지부 전기분과 투쟁경과

- 2007년 2월 28일 1차 교섭 시작.
- 2월부터 5월까지 10차례 교섭 진행.
- 6월 7일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 6월 12일 총파업 찬반투표 진행, 찬성 88%로 가결.
- 6월 18일 한전 인천사업본부 배전협력업체 13개 업체 중 2개 업체가 조정안 거부해 지노위 조정중지 결정.
- 6월 19일 전기분과 총파업 돌입.
- 한전 인천사업본부 앞 천막농성 돌입 후 한국전기공사협회 인천시회 앞으로 이동해 진행 중.
- 총파업 진행 중 사측의 교섭 및 체결권을 위임받은 사측 대표 유해성 사장((주)대진전설 대표, 부인 명의 (주)영진 운영, 인우회 대표 - 인천지역 단가업체 사용자모임)과 몇 차례의 면담과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 없이 결렬됨.
- 9월 3일 영진전업, 대진전설 앞 ‘노동조합 파괴주검 유해성 규탄과 인천전기원 투쟁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
- 9월 11일 전국 전기원노동자 인천 집결, 지역 전기공사업체 집중투쟁 돌입
- 9월 13일 사측 대표 유해성 교섭 및 체결권 철회해 10개 단가업체들과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사측은 10월 초에 다음 교섭을 하자는 등 교섭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켜 줌
- 9월 20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전국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한국전력 인천사업본부 앞 ‘불법하도급 철폐! 노동안정 보장! 한국전력 규탁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 개최
- 10월 2일 천막농성장 전기공사협회 인천시회에서 영진전업 앞으로 이동, 단협 체결하지 않은 11개 업체 집중투쟁 돌입
- 10월 16일 인청시청 기자실에서 ‘노동자 부당전적, 급여 축소 신고를 통한 사업주 책임 회피, 허위 근로대장을 통한 탈세 등 인천지역 전기공사업체 위법행위 사례발표’ 기자회견
- 10월 19일 새벽 6시경 한국노총 조끼 입은 구사대 30여명 영진전업 앞 천막농성장 침탈 폭력 행사
- 10월 27일 낮 1시54분경 인천건설지부 전기분과 정해진 조합원 영진전업 앞 집회 도중 분신, 저녁 9시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영면

-----------------------------------------------------------

 

건설노조, 정해진 열사 관련 한국전력 앞에서 집회

건설노조 “원청인 한국전력공사가 문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참세상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 2007년11월02일 11시27분

 

오는 6일, 정해진 열사가 원청인 한국전력공사 앞에 선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는 어제(1일) 긴급 중앙위원회를 열고 정해진 열사 관련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건설노조는 한국전력공사과 영진전업, 산업자원부 등을 대상으로 집중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그 첫 번째로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 개최를 결정한 것. 이에 집회는 건설노조의 상급단체인 건설연맹의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건설노조와 건설연맹은 “정해진 열사가 분신에 이르게 된 중심에 영진전업의 실권자이고 인천지역 27개 전기업체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유해성 사장이 있고, 이 뿐 아니라 한국전력공사라는 원청이 있다”라는 판단을 했다.

이런 한국전력공사의 협력업체 관리의 문제점은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임종인 의원은 “실제 한국전력의 배전공사를 낙찰받기 위해 무정전업체로 등록한 후 낙찰되어 실제 시공할 때는 전기공사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정전업체의 난립은 업체들의 시공능력 저하, 안전사고의 증가, 불법적인 하도급, 기능자격증의 불법임대 등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오늘(2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민주노총 차원의 투쟁계획을 마련한다.

한편, 노동부는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