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10만 경찰행동의 날'
패러디기사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동원돼 밤늦도록 집회·시위
 
인터넷저널 김오달 기자
 
지난 11일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가 '2007 범국민 행동의 날(이하 범국민대회)' 집회를 개최한 시청과 광화문 전역에서는 범국민대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또 다른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0만의 경찰들이 자신이 타고온 버스로 광화문일대를 점거, 시민의 통행에 막대한 불편을 끼쳤다.     © 김오달 기자
▲ 자신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라는 무언의 항의를 담아 정복을 입고 연좌농성 중인 경찰들.     © 김오달 기자

전국 각지에서 조직적으로 동원된 10만명의 인원이 경복궁에서 시청에 이르는 모든 차도와 인도를 불법 점거한 채 치뤄진 '10만 경찰행동의 날(이하 경찰대회)'가 그것이다.
 
이날 경찰대회는 매 집회마다 원치 않는 '동원'을 당해 심신이 고생스러운 자신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항의의 뜻을 펴며 직접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이날 집회와 시위를 봉쇄하려는 것이었다.
 
기자의 취재결과, 정규병력 400여개 중대 6만의 경찰들과 300여개에 중대에 달하는 '비정규'병력 4만명이 이날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이들은 비정규 병력 동원을 위해 모자라는 수송버스를 관광버스까지 대절해 집회를 조직한 것으로 밝혀졌다.
 

▲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본대회를 진행한 경찰들은 자신의 집회를 방해하는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에 맞서 수백여명의 사수대를 조직해 본대회 장소 출입을 막았다.     © 김오달 기자

▲'경찰대회'가 열린 시청앞 서울광장    © 김오달 기자
시청앞에서 본 대회를 마친 경찰들은 서둘러 미대사관 앞으로 이동했다. 마침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촛불집회를 하기 위해 이곳으로 이동해오자 자신들의 집회장소라며 물리력을 동원해 막았다.
 
이를 지켜본 범국민대회의 한 참가자는 "평소 전투경찰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여러번 했지만 우리가 먼저 찜한 집회장소를 물리력을 동원해 차지한 것은 해도해도 너무 한 일"이라며, "자신들의 집회의 자유를 위해 타인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은 온당치 않다"고 비난했다.
 
▲ 경찰병력이 광화문일대를 점거하자 지나던 시민이 어이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 김오달 기자
▲ 내자동에 자리한 <인터넷저널> 사무실 앞 버스정류장까지 장악한 경찰차량. 이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위험천만한 차도로 나가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 김오달 기자

밤 늦도록 이어진 경찰대회는 범국민대회가 모두 끝난 저녁 8시를 훌쩍 넘긴 밤 10시경이 되서야 모두 마무리 되었다.
 
이번 경찰대회는 일면 납득이 가지 않는 측면이 없진  않았지만, 매 집회 때마다 불철주야 집회지 선점을 위해 고생하는 전투경찰들의 처지를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자는 내자동에 자리한 <인터넷저널> 사무실로 오는 중 버스정류장에 경찰버스가 불법주차를 하고 있어 이에 항의했다. 마침 버스안에서 도시락으로 늦은 저녁식사를 하던 전투경찰 한명이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저희한테 묻지마세요... 아침에 부랴부랴 동원되어 온거라 잘 모릅니다."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동원된 게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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