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국내사이트 회원가입 어렵다
권영길 의원, “주민번호 없이 회원가입 불가능해”주장
[117호] 2007년 11월 15일 (목) 17:45:59 오재범 기자 dreamkid94@yahoo.co.kr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 ‘아이핀’ 제도 2년간 유명무실

재외동포가 정부기관을 비롯한 국내 인터넷 사이트 이용시 주민등록번호, 외국인등록번호 등 동포들이 쉽게 기입하기 어려운 내용을 요구, 동포들의 국내 사이트 접근성이 여전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중앙행정기관 23곳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모든 부처에서 재외동포가 회원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 외국인등록번호 등을 요구함으로써 재외동포들에 대해 배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 측은 "조사 대상 기관 중 다만 문화관광부 사이트만이 회원가입을 위해 이메일을 보내면, 인증번호를 통해 회원가입을 시켜주고 있었다"고 밝혔다. 권 의원측은 또“다른 부처뿐만 아니라 재외동포 관련 주무부서인 외교통상부까지 재외동포들의 접근이 쉽게 안 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권 의원 측은 민간부분 웹사이트의 경우에도 네이버, 다음, 야후 등 국내유명사이트 100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0개가 재외동포회원으로 가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또 39개 사이트는 팩스나 이메일 등으로 신분확인 절차를 별도로 거친 후에서야 가입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조사 대상 사이트 전체의 약 80%에 해당하는 것이다.

권 의원측 자료에서 동포 회원가입이 불가능한 사이트로는 네이트, 엠파스, 넷마블, 한게임, KB국민은행, 인터파크, 우리은행, 농협, 하나포스닷컴, 신한은행, 매일경제, CJ몰, 엠게임, 다나와, 롯데닷컴, 웹하드, 잡코리아, 하나은행, 신세계, 엠플, 동대문닷컴, 기업은행, 예스24, 동양증권, ePOST, Hmall, 신세계몰, 파인드몰, 롯데홈쇼핑 등 40여개에 이른다.

재외동포가 회원가입 가능한 곳은 야후코리아, 구글, MSN, GS이숍, 엠군, 위디스크, 벅스 등 다국적 회사 홈페이지와 극소수의 국내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홈페이지 전문 제작업체 E사에 따르면 “대부분 홈페이지에서 회원은 주민등록번호를 가진 내국인만을 위주로 제작되며, 주민번호가 없는 재외동포나 외국인들을 위한 장치는 거의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국내에 있는 관련업체들이 재외동포나 외국인회원에 대해 특별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 중 하나로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인터넷상에서 주민등록번호 없이 실명인증을 대체하기 위해 '아이핀(i-PIN)' 서비스를 시행해 지금까지 실시하고 있다.

‘아이핀’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상 신원 확인번호로 한국신용평가정보·한국신용정보·서울신용평가정보·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 등 5곳의 발급기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동포들은 이를 통해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가상번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개시 2년이 지났지만 '아이핀' 서비스를 도입한 사이트가 불과 43개(2007년 10월 현재)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공공기관을 뺀 네티즌들이 주로 이용하는 포털, 게임 등 민간 사이트들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실정이다. 또 ‘아이핀’ 발급건수 역시 5만 9천594건에 그쳐 국내에서 이같은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의원은 “공공기관의 경우 신분확인 절차를 없애고, 민간 사이트 등 불가피하게 신분확인 절차가 필요한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외교부가 재외동포의 신분을 확인해 주는 방식으로 인터넷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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