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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body

작성일

 2007.06.04 | 13:24

 

‘프레시안’을 읽다가 ‘열불’이 나서.....


1. ‘에프티에이’ 반대운동 실천을 열심히 하는 현장 노동자들한테서 ‘대국민 선전이 쉽지 않다. 좋은 선전물 좀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를 몇 군데서 듣고, 마음이 계속 무거웠다. O병할... 범국본이고 민노당이고 그래도 상대적으로 덩치가 있는 데서 그동안에 어째 그따위 선전물밖에 내려보내지 못했더란 말이냐...하고 새삼스레 O도 나올 뻔했다. 민노당 당직자들 사이에 ‘전면반대, 벅차게 느껴진다’는 기류가 흐른다는 이야기도 전해 듣고 불안이 치밀었다. ‘나’라도 빨리 효과적인 선전문안을 만들어야 하나...싶어, ‘프레시안’에 들어가 최근 글 ‘복사’하기로 붙여다가 프린트하여 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교실로 들어갔다. 참교육 훌륭한 스승 되기를 포기하고, 아니 ‘나태 태만, 정리해고 대상 교사’ 되기도 불사하기로 하고 아이들을 잠깐 ‘자습’으로 내몬 뒤에 프린트물을 읽었다. 그리고 ‘열불’이 났다.....


2. 송기호 변호사의 글이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재산권의) 취득은 아니지만, 취득과 동등한 규제’ ‘규제의 모습을 한 취득’을 할 경우, 헌법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수많은 사안들을 통해 이 헌법적 규정이 만들어졌다. 가령 지방정부가 하천 범람 예방과 교통량 억제를 위해 하천변 상가 소유주들에게 그 일부를 산책로 인도 도로로 기부 체납하는 조건을 붙였는데 법원이 ‘소유주들에게 보상하라’고 했다. 문제는 이처럼 사유재산권을 극단적으로 보호하는 미국의 헌법을 앞으로 에프티에이가 체결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미에프티에이 협정문은 ‘한국 헌법의 개헌’이다.”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에서는 에프티에이가 법과 제도까지 뜯어고치는 작업이 뒤따르는 ‘신자유주의의 완결판’이라는 것, 그리고 이를 국민적 토론과 승인도 없이 밀어붙이는 ‘지배세력의 쿠데타’라는 것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런데 힘이 없는 연구소가 되다 보니, 그 설명이 충분히 먹히지 못했다.

그런데 굳이 이 연구소 문건을 접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만한 사람들이 왜 ‘전면 반대, 선전하기가 벅차다’는 말을 하는가. 눈앞의 무역에서 ‘세이프 가드’를 설치하느니 마느니가 핵심이 아니라, ‘한국의 법규범이 온통 미국의 법규범대로 고쳐진다’는 것이 핵심인데 그 엄청난 개정결과에 대해 간파하지를 못한다는 말인가. 1948년 만들어진 한국헌법이 약간이나마 담고 있는 ‘경제민주화’ 조항들이 자취없이 날아가는 ‘개헌’이 육박해 있는데, 이것이 관료들끼리 밀실에서 주고받는 ‘협상의 대상’인가? 아니, 이것은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언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야할 조항처럼 묵과하고 넘어온 것 아닌가?


에프티에이는 한미 양국의 지배세력이 합작하여 한국 민중에게 들이미는 ‘쿠데타’요, 야만스런 계급투쟁임을 단호하게 간파하는 사람이라면 대국민 선전을 버거워 할 리 없다. ‘쿠데타’ 앞에서 분노하여 일어서지 못하는 우리는 누구라는 말인가.

 진작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는 쿠데타다!’ ‘임금님은 벌거벗었다!’고 소리치지 못한 우리의 겁약함과 흐리멍덩함을 이제는 끝장내야 할 때다. 프레시안을 읽고, 나 자신을 비롯한 모두에게 열불이 나서 끄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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