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인가. 한미FTA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허세욱 열사의 죽음이 한반도를 가슴 아프게 하는 지금,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산화한 고(故) 김세진, 이재호 열사 21주기 추모제가 4월 27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렸다.

△고(故) 김세진, 이재호 열사 21주기 추모제가 27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렸다. ⓒ민중의소리 김현영 기자



고 김세진, 이재호 열사는 1986년 4월 28일 대학생 전방입소 교육을 거부하며 투쟁을 벌이다 분신하였다. 당시 미국은 한국군 전체의 작전지휘권을 쥐고 있었고 북의 남침위협을 명분으로 남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대학생들은 일주일간 최전방부대에 입소해 군사훈련을 받아야 했다. 전방입소에 분노한 대학생들은 ‘미제의 용병이 될 수 없다’며 전방입소거부투쟁을 벌여 나갔다.

4월 28일 투쟁을 이끌었던 김세진 이재호 열사는 학생들이 무차별적으로 폭력 연행되자 몸에 시너를 끼얹으며 계속 다가오면 분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들이 진압을 계속하자 “전방입소 결사반대,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몸에 불을 붙였다.

이날 추모행사는 “불의에 저항했던 열사들의 뜨거운 마음”을 기리며 현 시점에서의 미국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자리가 되었다. 이날 행사는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등의 인사들과 대학생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5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 강민조 씨, 한성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류선민 한총련 의장, 권오창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대표 등이 발언했고, 민족춤패 ‘출’, 서울대 농대 문예패, 추모제 문예단이 공연하여 열사의 넋을 기렸다.

△헌화 ⓒ민중의소리 김현영 기자



추모곡 ‘벗이여 해방이 온다’를 배경으로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마지막 편지글이 낭독되고,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영정이 입장하자 좌중은 숙연해졌다. “눈앞에서 개 패듯이 끌려가는 선배와 동료들을 바라보며 우리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새웠다”는 김세진 열사의 마지막 편지글.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을 열사의 비장함을 떠올리며 산자의 부끄러움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추모곡 ‘벗이여 해방이 온다’를 배경으로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마지막 편지글이 낭독되고,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영정이 입장한다. 좌중은 숙연해진다. ⓒ민중의소리 김현영 기자



“따뜻한 날씨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따뜻하게, 아니 다가올 여름처럼 뜨겁게 달궈질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시대 아픔에 등 돌리지 않고, 불의에 저항하고 항거하고자 하는 청년의 양심, 그 뜨거운 마음을 항상 배우고 싶습니다.”

(손종학, 서울대 사범대 부학생회장)

“선배님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 제 자신이 바뀌었습니다. 그것을 읽으면서 저는 부끄러워졌습니다. 학교공부 1등만 하면 될 줄 알았고 내 앞가림만 하면 될 줄 알았고 주위사람을 지나치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부조리한 사회에 분노하면서 그 이전에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박영환, 서울대 사회대 07)

서울농대 문예패 '들풀'의 추모공연 ⓒ민중의소리 김현영 기자



열사의 뜨거운 마음과 희생정신에 대한 숙연함, 부끄러움과 반성. 하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는 21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는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들이 있다.

“이재호 열사의 후배”라고 밝힌 박용현 학생(서울대 사회대, 07)은 “올해는 FTA가 있어서 열사를 기리는 추모제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미국 제국주의의 군사적 종속을 막기 위해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분신하셨고 경제 종속을 막기 위해 허세욱 열사가 분신하신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미반전 양키고홈’이라는 외침이 2007년에는 ‘한미FTA를 폐기하라’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21년 전과 지금의 현실이 달라진 게 없기에, 아니 달라진 게 있다면 청년의 외침에서 한 노동자의 외침으로 달라졌다는 것뿐이기에 선배 열사에게 부끄럽습니다.”

(윤가람, 21주기 김세진 이재호 열사 추모제 준비위원장)

“그러나 아직까지도 선배님들이 원하시던 세상은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파탄 낼 FTA가 체결되고 공장에서 쫓겨나는 노동자가 있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 때문에 쫓겨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영환, 서울대 사회대 07)

△민족춤패 '출' ⓒ민중의소리 김현영 기자



86년의 김세진, 이재호 열사는 21년의 시간을 넘어 오늘로 다가온다. 2007년 허세욱 열사가 되고, 이날 추모제에 참가한 이들이 된다.

“육체가 다한 생명은 죽으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사회정치적 생명은 영원히 생명을 유지합니다. 여기 앉아있는 모두 여러분의 가슴에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사회정치적 생명이 고동치고 있지 않습니까?”

(권오창,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대표)

이들은 열사의 넋을 기리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현실들을 외면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어제 투쟁들과 열사가 있는 것이고, 우리가 오늘을 만들기 위해서도 투쟁이 필요합니다.”

(한성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열사 정신 계승 투쟁!" ⓒ민중의소리 김현영 기자



열사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 21년이 지났지만 그들의 외침은 “반역의 어둠을 뒤집어 새 날 새 날은 여는” 힘이 되고 있다.

열사 약력


김 세 진 열사 (당시 21세)

1965년 2월 2일 충북 충주 출생

1983년 2월 28일 경복고등학교 졸업

1983년 3월 1일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자연 4계열 입학

1984년 3월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미생물학과 진입

1984년 7월 감리교 자교교회 청년회장

1985년 3월 자연대학생회 부학생회장 및 미생물학과 학회장

1986년 3월 자연대학생회 학생회장

서울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단 대표

1986년 4월 28일 “전방입소 전면 거부 및 한반도 미제 핵기지화 결사 저지”를 외치며 분신

1986년 5월 3일 운명

광주군 노포면 판교공원 묘지에 안장

이 재 호 열사 (당시 21세)

1965년 3월 15일 전남 광주 출생

1983년 2월 광주 송원고등학교 졸업

1983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입학

1986년 3월 18일 반미 자주화 반파쇼 민주화 투쟁위원회 산하

'반전반핵 평화옹호 투쟁위원회' 위원장

1986년 4월 28일 “양키의 용병교육 전방입소 결사반대, 반전반핵 양키고흠”을 외치며 분신

1986년 5월 26일 한강성심병원에서 운명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


2007년 5월 25일 이주노조 의정부출입국 규탄집회 모습
MTU(서울경인이주노조) 신만호 미디어활동가


지난 2월 11일 여수출입국 화재참사 이후 법무부는 선별.합법화 방안을 추진중인데, 이는 이중적인 정책에 불과할 뿐임을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사례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현제 각 출입국관리소에 의한 단속이 더욱 거세게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경기북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의정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무분별한 단속 행위는 극에 달하고 있다.
작년 포천에서 무분별한 단속으로 일주일 사이에 3명의 이주노동자가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건만, 이제는 새벽 잠에서 깨지도 못한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가고, 아침식사 중에 무조건적으로 잡아가고, 심지어 5월 10일에는 밤 11시에 모두가 자고 있을 시간에 몰래 숙소를 덮쳐 문을 박차고 들어가 총으로 위협해 8명을 연행하는 만행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MTU(서울경인이주노조)에서는 5월 25일 금요일 오후 의정부 출입국 앞에서 '살인적 단속추방 저지, 인간사냥꾼 의정부출입국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날 경기북부지역 민주노총 민태호 동지는 연대사를 통해, "의정부는 이주민의 소비 분포지역이라 할만큼 절반의 이주노동자가 왕래하는 곳이고, 이주노동자 인권 서명 작업에 지역 원주민도 잘 참여해줄 정도이다. 하지만 정부는 주둔중인 미군의 인권은 잘도 챙겨주면서, 이주노동자들에겐 단속을 잠복까지 해 잡아가는 등 하고 있다" 고 성토하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출입국에 항의하는 색종이 포스터를 출입국 건물에 붙이는 등, 의정부 출입국의 잔혹하고 무분별한 단속 행위를 지적.규탄하고 단속.추방 중단을 촉구했다.



5월 25일 이주노조 의정부출입국 규탄집회 거리 모습

 


△ 이주노조 위원장이 투쟁사를, 한승욱사무차장이 경과보고를 하였다.

 


△ 경기북부지역의 연대활동가들
(좌)
경기북부지역 민주노총, (중)의정부북부 민주노동당, (우)고양시 민주노동당
 


△ 참가자들이 단속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구호 - "인간사냥 단속추방을 중단하라!"

 


△ 참가자들이 규탄발언에 이어,
출입국에 항의하는 색종이 포스터를 출입국 건물에 붙였다.

 


 

 


△ 몽골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200여명은 2월 19일 종로구 조계사 교육관에서
'재한몽골불자회 창립법회'를 열었다.
이날 창립법회는 주한몽골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몽골불교의식에 따라 진행됐다.

 


△ (좌측 앞)몽골 내빈들, (우측 앞)국내 내빈들
 이주노동자와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불자회'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재한몽골불자회'는 이번 창립을 계기로 매월 조계사 등에서 정기 법회를 열고 있다. 
재한몽골불자회를 창립하는 데 도움을 준 조계사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개선과 복지 지원을 위해
 외국인 지원센터 '마이트리'를 운영하며 무료 법률 상담, 무료 진료 등을 해오고 있다.
 


△ 한 몽골인 불자가 법회 中 재를 올리고 있다. 




△ 경기도 오산에서 근 20년간 포교활동을 해온 조계종 <대각사>는
지역 이주민을 위해 '행복한이주민센터'를 마련해 6월 10일 오픈을 앞두고
5월 20일 오산역 앞에서 센터.후원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개최하였다.
 


△ 행사장 주변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간만에 만난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불자들이 다도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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